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972)
<Like crazy> Drake Doremus (2011) 이런 영화는 짝이나 마녀사냥 같은 프로그램에서 장거리 연애를 걱정하며 도시락 선택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그린라이트를 꺼야할지 켜둬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애 지침서가 될 수 있을까. 장거리 연애는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할짓이 못되지 혹은 장거리 연애를 하다보면 미치게 될거야. 우리처럼 서로에게 미쳐버린 전적이 있는 사람들도 장거리 연애에는 지치게 된다고. 당신들 서로에게 완벽하게 미쳐있소? 뭐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문제의 본질이 장거리 연애에 있는것은 아니다. 갈등과 미움을 야기하는 많고 많은 변명들중 하나일뿐. 물리적 거리가 연애의 걸림돌이 될 수는 있지만 갈등과 이별의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는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유학생활을 접고 런던으로 돌아가야하는 영국인 안..
<Bright days ahead> Marion Vernoux (2013) '레이캬비크에 갈래?'나는 누군가가 가장 힘들때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나에게 내뱉는 외침을 이해할 수 있을까.마치 나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인듯 나를 시험하듯 던져보는 그 한마디에 나는 상대가 기대하는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가장 이상적인것은 아마 상대가 궁지에 몰려 그런 질문을 내뱉는 상황까지 이르지 않도록상대로 하여금 내가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고 당신은 여전히 내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항상 느끼도록 해주는것일거다.우리가 이상적인 사랑과 인생과 배우자와 친구에 대해 꿈꾸며 세부적인 조건에 대해 궁리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타인의 이상으로 가득찬 그림속에 내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줄어든다.한장의 도화지에 함께 채워가는 그림에 대해 상상하지만 모든이들이 그 그림을 매끄럽..
Bergen 6_노르웨이 여인들 며칠전에 여권을 사용할 일이 생겨서 서랍을 뒤지다가 지난번 베르겐 여행에서 남겨온 노르웨이 크로네를 발견했다.다 써버린 줄 알았다가 찾아낸 돈이면 엄청 기뻤겠지만 그런것은 아니고 베르겐말고 노르웨이 딴 도시에도 갈일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굳이 환전하지 않았던것인데 그냥 잊고 있었던것. 환전한 돈이 많지 않아서 은행 직원이 500크로네와 100크로네를 섞어서 줬는데 그때 받은 화폐의 인물이 모두 여성이라 신기해서 사진으로 찍었던게 기억이 났다.리투아니아의 은행에서는 왠만한 주변국 화폐는 거의 손쉽게 환전할 수 있다. 특히 빌니우스 중앙역과 버스 터미널 사이에 있는 환전소는 24시간 운영될뿐만아니라 환율도 좋고 수수료도 비싸지 않다. 서랍을 보니 작은 종이 상자에 담긴 몇몇 나라의 동전들도 보였다. 다음 여..
<Once> John Carney (2006)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앵글.의 장만옥과 유덕화가 의 에바와 윌리가 그리고 의 조지와 브론테가 앉아있던 앵글.내가 보지못한 숱한 영화속에서 아직 가까워지지 못한 두 사람이 서로 눈치를 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을 그런 앵글.뾰로통하게 앉아 있는 브론테를 흘끔거리며 디카페인 커피를 홀짝대던 조지.먼 친척집에 잠시 얹혀 살게 된 에바와 장만옥이 혼자 밥 먹는 친척오빠를 뻘쭘하게 쳐다보는 장면.그리고 런던으로 떠나기 전 공들여 만든 데모 테잎을 들려주며 아버지의 반응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아들.그 순간 그들이 의지할 수 있었던 가장 가까운 사람과 마주 앉아 있었던, 낯선 도시에 홀연히 도착한 혹은 곧 떠나려던 인물들. 더블린에서의 버스킹 생활을 잠시 접고 런던으로 떠나려는 글렌 핸스드. 옛 여자친구와의 일상이..
<Mala noche> Gus Van Sant (1986) 요새 크라이테리언 수집에 대한 생각을 가끔한다. 발매되는 모든 작품을 가리지 않고 구입하는 열혈 수집광은 절대 될 수도 없거니와 되고 싶지도 않지만 내가 본 영화를 중심으로 좋은 영화를 모으는것을 고려해보니 그것도 꽤 많은 지출이 필요할것 같아서 세분화시킨 구입 기준은 흑백영화 타이틀만 모으거나 감독의 데뷔작만 구입하는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우연히 가지게 된 몇 안되는 타이틀이 전부 흑백이라서 동일성을 부여하고 싶은건지도. 그리고 아무장면에서 멈춰도 항상 포토제닉한 정적인 영상때문인지도 모른다. 하긴 70년대 이전 타이틀이 절대적으로 많은것을 생각하면 타이틀 절반이 흑백영화일지도 모르니 만만치 않은 수집조건일듯. 와 .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에서 발매된 구스 반 산트의 영화 두편이다. 구입한것은 아니지..
<Tambien la lluvia>Icíar Bollaín (2010)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다.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썼지'라는 생각들게 하는 영화들은 참 많다.그리고 역사절 사실을 배경에 깔고서 알아채기 힘들게 암시적으로 에둘러 묘사했던 영화들도 사실 많았지만몇백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 진 실제 사건을 이런식으로 절묘하게 연결시킨 영화는 드물었던것 같다.영화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설정은 사실 새롭지 않지만 영화속 현실과 영화속 영화의 현실이 묘한 평행이론을 이룬다는것. 영화를 보는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촬영하는 영화속의 비극에 우는것과 동시에 촬영현장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다시 한번 운다.영화라는 픽션이 고증하는 논픽션과 영화 속의 또 다른 논픽션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가 섞인듯 한 이 영화는 정말 신선했다. 우리의 역사 인식과 현실 인식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편파적으로 이뤄지..
<Young adult> Jason Reitman (2011) 의 Psychocandy 앨범이 생각나서 찾아 듣다가 뒤이어 떠오른 Weezer 그리고 Suede 와 Teenage fanclub 까지 빛의 속도로 찾아 듣다가 생각난 영화.꽤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 비슷한 시기에 본
<Prince Avalanche> David Gordon Green (2013) 요새 본 영화들은 서로 닮은 구석이 많고 아니면 그런 영화들만 글로 남겨 기억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 그리고 이 영화까지. 도시가 아닌 자연속에서 우리의 원시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들의 이야기.화재로 손실된 숲이나 사막같은 고립된 환경에서 너무 다른 두 남자가 이끌어 가는 영화.잔뜩 대립각을 세우다가 점차 타협하지만 저 멀리 소실점처럼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시닉 루트의 두 남자.서로에 대한 적절한 무관심으로 평행선을 그리다 어느 순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린스의 이 두 남자.모든것을 다 줄것만같은 어떤 모습이든 다 품어줄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모든것을 앗아갈 수 있는 냉혹한 자연속에서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할퀴고 상처주는 인간들의 이야기말이다.탈사회를 외치며 알래스카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