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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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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01_센텀 (Busan_2016) 5년만의 부산. 별일없으면 한국에 올때마다 매 번 가게될것 같은 예감이다. 주어진 시간을 조금의 남김도없이 쓰려고 노력했던 3일이었다. 마음속에 구름 한 점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랬다.
서울 04_동대문 (Seoul_2016) 동대문 역에 자주 내렸지만 보통은 대학로나 명동 충무로역이 있는 지하철 4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였다. 동대문 역에 내려 바깥으로 빠져나와서 주로 갔던 곳이라면 청계천 고가 도로 아래의 비디오 가게들이었다. 어릴적 티비에서 방영되던 방화 속의 가난한 남자 주인공이 청자켓을 어깨에 걸치고 길거리의 돌멩이를 발로 차며 터벅터벅 걸어나올것 같은 분위기의 거리에서 고무줄만 파는 가게, 타월만 파는 가게들을 지나치고 나면 나타나던 곳, 손가락 끝이 시커멓게 되도록 뒤지고 뒤져서 하나씩 찾아내던 비디오들은 유명하지도 멋있지도 특별히 좋은 영화도 아니었지만 왠지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는 절대 찾아낼 수 없을것 같은 영화들이었고 혹시라도 영화 잡지에 숨은 명작이나 B급 호러 명작코너에서 소개될지도..
서울 03_오래된 서점 (Seoul_2016) 내가 살던 동네에는 오래된 헌책방이 하나 있다. 오랜만에 갔는데 예상했던대로 여전히 같은 위치에서 같은 모습으로 책방을 지키고 계시는 주인 아주머니. 책에 관해 여쭤보면 겸연쩍게 웃으시며 '아들들이 아는데...' 하시곤 하셨다. 도서 검색이 가능한 컴퓨터가 있다고 해도 이런 동네 헌책방은 불규칙하게 수집된 우연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 어딘가엔 내가 싸들고 와서 무심하게 팔아버린 책들도 있겠지. 책방을 누비다 충동적으로 골라 집은 책 첫 페이지에 책 주인이 고심해서 적어 놓은 글귀를 보니 누가보면 피식 웃어버릴지 모르는 유치한 문구라도 책에 적어 놓는 습관이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주인을 찾으면 찾는대로 아직 책방에 남아있다면 그런대로 자신에게 적혀진 글귀에 담긴..
서울 02_서울역 (서울_2011) 5년전에 부산에 지스타 게임 박람회 가던 날 아침. 새벽에 서울역가는 버스를 잘못타는 바람에 기차도 놓칠 뻔했다. 세상 어디에 이토록 밤에 관대한 도시가 있을까. 의 배경이 서울이라면 로버트 드니로의 트래비스 역을 한국 배우중 누가 하면 좋을까 생각해본다...조금은 쌀쌀했던 11월의 이 새벽 역사도 왠지 포근해 보인다. 토스트 냄새가 나는것 같다.
서울 01_벽속의 여인 (Seoul_2011) 고향인 서울에 가는것도 나에게는 이제 여행이다.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있진 않지만 언젠가 돌아가서 정착 한다고 해도 여행자로서의 그 느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의 내 삶도 생활에 깊게 천착된 치열한 삶은 아니다. 주어진 일은 열심히 정직하게 해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내 삶은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대충 사는 듯 헐렁한 삶이었으면 좋겠다. 사진은 살면서 잊고 있던 사사롭고 개인적인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열쇠이지만 모르고 지나쳤던 보편적인 풍경이나 습관을 포착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내가 익숙해진 풍경과 오래전 사진이나 여행속의 풍경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곧 이질적이고 이국적인 뭔가가 된다. 옛 사진을 보며 두번째 세번째 여행을 한다. 큼직큼직한 돌로 불규칙하게 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