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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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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Sculpture 02_빌니우스의 사냥개 동상 작년 8월 즈음. 대성당이 자리잡은 게디미나스 언덕 아래 공원을 걷다가 발견한 개들. 언제부터 여기에 이렇게 살고 있었지? 자주 걷던 구역인데 못보던 친구들이다. 보자마자 지나치게 흥겨운 노래 한 곡 떠오름. Who let the dogs out! 어디서 뛰쳐 나온 개들이지. 멀리서 어렴풋이 봤더라면 살아있는 개라고 생각했을것 같다. 금세라도 달려 나갈것처럼 한 방향을 주시하고 있음. 으르렁거리고 있진 않음. 빌니우스에 동상 하나가 더 생긴게 너무 기뻐 한참을 요리조리 살펴 봄. 이 근처에 봄되면 졸졸졸 강물이 흐르는데 1년후에 아기가 걷게되서 함께 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국가의 주도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세워지는 인물 동상을 제외하면 특정 동..
[아침] 파스트라미 오픈 샌드위치 Pastrami open sandwitch 파스트라미 오픈 샌드위치라고 적기에는 참으로 소박하다. 리투아니아의 IKI 라는 마트 체인점에서 Gourmet 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선보이고 있는 각종 햄류 중 하나인데. 사실 이 파스트라미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본토에서 먹는 파스트라미는 어떤 맛일까 궁금해지는 맛이다. 맛있게 먹었지만 왠지 진짜(?) 파스트라미를 먹어 본 사람들은 '웩 이게 무슨 맛이야' 라며 입에 대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음식들이 있다. 사실 이런 훈제햄들의 성분을 보면 고기인지 물건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그래도 이 제품들은 고기 함량이 그나마 많고 한두가지의 첨가제만으로 만들어져서 냉장고에 가끔식 쟁여놓고 급하게 끼니를 떼워야할때 먹는편. 뉴욕 파스트라미는 1960년대초에 솔트레이스 시티에 자리잡기 시작한 그리스 이민자들이 ..
[리투아니아생활]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부활절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토요일이면 처음으로 아기와 함께 부활절을 보내러 시어머니댁에 내려간다. 리투아니아에서 부활절을 보내는것도 벌써 9번째. 여행 당시 처음으로 시어머니와 만났던 때가 부활절이었던것까지 계산하면 10번째 부활절이다. 부활절 달걀은 벌써 8번을 삶았다. '올해에는 염색하지 말까? 그냥 삶기만 하면 편하긴 할텐데. 에이 그래도 색칠해야지 부활절인데. 염색약 어디갔지? 분명히 작년에 염색하고 이 서랍속에 넣어 놨었는데? ' 신기하게도 거의 매년 반복되는 대화들이다. 매년 김장철이 되어 욕실 가득 크고 작은 대야를 늘어 놓으시고 배추를 절이시는 엄마를 보며 했던 생각은 정말 자주 돌아오는 김장철 같은데 따지고보면 살아있는 동안 최대치로 계산해봐도 서른즈음 부터 일흔즈음까지 고작 4..
Vilnius 25_빌니우스의 신문 가판대, 습관에 대한 믿음 빌니우스 시내를 걷다 보면 어디에서든 마주 칠 수있는 신문 가판대 Lietuvos의 spauda. 리투아니아어로는 이런 신문 가판대를 가리켜 키오스카스 (Kioskas) 혹은 키오스켈리스 (Kioskelis) 라고 부른다 . 키오스크 라는 단어는 여러 언어에서 광범위하게 쓰이지 만 리투아니아어에서는 일부 남성 명사가 -as 로 끝나는 것을 감안하여 변형시켜 kiosk+as 와 같이 키오스카스로 사용 하는것 . 예를 들어 브래드 피트 (Brad Pitt ) 의 이름을 리투아니아식 으로 바꿔야한다면 브래드 +as / 피트+as 로 브래다스 피타스라고 적게되는데 브래드 피트를 주어가 아닌 다른 문장 성분으로 사용해야 할 때 -as 형태에서 -o, -UI, -a, -u, -ame 의 어미 를 붙여 격변화를시켜 ..
[리투아니아생활] 외국인 시어머니 댁 속의 한국 풍경 시어머니는 빌니우스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리는 파네베지라는 도시에 살고 계신다. 인구수로 따지면 리투아니아에서 다섯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한국이라는 좁고도 큰 나라,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자란 나에게는 빌니우스도 한 나라의 수도라기 보다는 지방의 소도시처럼 느껴지고 지방의 소도시 파네베지는 한적한 시골처럼 느껴지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리투아니아의 진짜 시골에 가면 파네베지도 빌니우스도 얼마나 도시스러운지 모른다. 아기를 낳기 두달 전을 마지막으로 장장 7개월간 방문하지 않았던 시어머니댁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처음으로 아기와 버스를 타고 방문했다. 내가 빌니우스를 여행할때 맸던 배낭속에 아기 기저귀를 넣고 셋이 되어 파네베지를 향하는 마음은 뭔가 감격스러웠다. 여행을 중단하고 리투아니아에 머물던..
Vilnius 21_없는 것 없는 중고 옷 가게 빌니우스 거리를 걷다보면 흔히 발견 할 수 있는 중고 옷 상점들. Humana, 50c 같은 간판을 달고 있는 체인점들도 구시가지내에 서너군데 있을뿐만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작고 야무진 가게들도 많이 있다. 나는 옷을 즐겨 입는 옷쟁이가 아니라 보통은 옷이 필요하다 싶을때에야 큰 결단을 하고선 옷을 사러 가는 편인데 물론 그렇게 필요에 의해 옷 가게에 가면 적당한 옷을 찾기가 힘들다. 꾸미기 좋아하는 내 친구중 몇몇은 주기적으로 재미삼아 이런 상점들을 방문하는데 그들 대부분 깔끔하니 옷을 잘 입는다. 비싼옷도 새옷도 아니지만 상황과 날씨에 맞게 이렇게 저렇게 잘 갖춰 입는 모습이 보기 좋다. 뭔가에 애정을 가진다는 것은 옷입기에도 예외는 아닌것 같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
Vilnius 20_거리의 미니 도서관 주말에는 첫눈이 내렸다. 물론 내리면서 녹아 버리는 눈이었지만 이제 정말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에 한 겨울에 펑펑 내리는 눈보다 오히려 더 춥게 느껴졌다. 토요일 오전이면 집 근처의 상점들도 둘러 볼겸 혼자 나선다. 거리를 걷다가 빌니우스 중앙역에서 갈라져서 나와 구시가지로 연결되는 가장 큰 대로인 V. Šopeno 거리에서 재밌는 상자를 발견했다. 이 거리는 일전에 소개한 스트리트 아트가 그려진 건물이 있는 거리이고 그 스트리트 아트의 건너편에 이 상자가 붙어 있었다. 스트리트 아트 관련 글 보러가기 멀리서 봤을땐 건물의 전기 단자 같은것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상자에 임대 광고나 구인 광고 따위가 붙여져 있는 걸로 생각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럴싸하게 색칠도 되어있었다. 알고보니 누구나 열어서 책을 빌..
[리투아니아생활] 남편이 만든 피자 밥 반찬으로 먹다. 아마도 한국인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배달음식은 중국음식과 치킨 그리고 피자일까? 리투아니아에도 몇해전부터 배달 대행 업체들이 생기고 많은 식당들이 배달에 가세했지만 역시 가장 인기있는 배달 음식은 피자이다. 대형 피자 체인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지점을 늘려가지만 우후죽순처럼 골목 골목 생겨난것이 피자집인데 그런 피자집들은 오히려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 위주로만 운영된다. 가장 큰 패밀리 사이즈 피자가 10유로 안팍이니 서민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배달 전문 피자집들의 피자맛에는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주 배달시켜 먹는다. 왜냐하면 배달 시켜 먹을 음식이 별로 없으니깐. 아니면 그 비슷한 맛 자체가 완전 정통한 장인의 맛으로 굳어져서 그 피자 이외의 다른 피자들은 맛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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